종소리가 맑게 울리는 경복궁의 겨울날이었다.

It was a winter day in Gyeongbokgung where the sound of a bell rang clearly.

하늘에서는 흰 눈이 조용히 내려왔고, 눈송이가 궁궐의 기와지붕 위에 소복이 쌓였다.

White snow silently descended from the sky and snowflakes piled up neatly on the tiled roofs of the palace.

궁궐 안은 음력 설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Inside the palace, people were busy preparing for the lunar New Year.

이곳에서 살고 있는 지호, 민지, 동수 삼형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The three siblings, Jiho, Minji, and Dongsoo, who lived there, were no exception.

지호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Jiho wanted to be recognized by his father.

중간 아이로서 그는 항상 무언가를 증명하고 싶어했다.

As the middle child, he always wanted to prove something.

이번 설엔 완벽한 잔치를 준비하여 가족의 전통을 잘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This New Year, he was determined to prepare a perfect feast and properly carry on the family tradition.

"민지, 대청소는 끝났니?" 지호가 묻자, 민지는 빗자루를 내려놓으며 웃었다.

"Minji, is the deep cleaning done?" Jiho asked, and Minji smiled as she put down the broom.

"거의 끝났어, 오빠."

"Almost done, oppa."

그러나 뜻밖의 눈보라가 모든 것을 바꾸었다.

However, an unexpected snowstorm changed everything.

눈은 점점 더 심하게 내렸고, 길은 막혔다.

The snow fell more heavily, blocking the roads.

시장에서 사오려던 재료들이 도착하지 못했다.

The ingredients they intended to buy from the market could not be delivered.

긴장된 지호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Sweat formed on the tense Jiho's forehead.

"이 상황에서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How can we prepare in this situation?" He fell into deep thought.

지호는 고민 끝에 새로운 방법을 생각했다.

After much contemplation, Jiho came up with a new idea.

그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이번에는 독창적인 요소를 추가하기로 했다.

While honoring tradition, he decided to add an innovative element this time.

얼음으로 만든 조형물을 더해 자칫 밋밋할 뻔한 축제에 생기를 불어넣기로 했다.

By adding sculptures made of ice, he planned to bring life to the festival that might have been dull otherwise.

"정말 괜찮을까요?" 동수가 물었지만, 지호는 결심이 확고했다.

"Will it really be okay?" Dongsoo asked, but Jiho's determination was firm.

"우리가 할 수 있어. 잘 될 거야."

"We can do it. It'll turn out well."

드디어 설날 밤, 궁궐에는 곳곳에 등불이 반짝였고, 얼음 조형물들이 찬란하게 빛났다.

Finally, on New Year's Eve, lanterns sparkled throughout the palace, and the ice sculptures shone brilliantly.

음식을 준비할 수 없어 걱정하던 것도, 지호와 형제들의 애썼던 노력으로 극복됐다.

The worries about being unable to prepare food were overcome through the hard efforts of Jiho and his siblings.

아버지가 걸어오셨다.

Their father approached.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그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지호야, 정말 잘했구나. 전통을 지키고도 새로운 시도를 했구나."

There was a brief moment of silence, but then he smiled and said, "Jiho, you did really well. You honored tradition and tried something new."

지호의 마음은 감동으로 충만했다.

Jiho's heart was filled with emotion.

그는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의 도전에도 전통을 존중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He gained confidence and resolved to respect tradition while not fearing change in future challenges.

지호는 그날 밤 달빛 아래 서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조용히 웃었다.

That night, standing under the moonlight, Jiho quietly smiled as he watched his friends and family happily.

전통과 새로움이 어우러진 잔치는 성공적이었다.

The feast, which blended tradition and novelty, was successful.

그는 아버지의 인정 속에서 희망을 품고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

Filled with hope in his father's recognition, he welcomed the new year.

이제, 지호는 알게 되었다. 변화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전통을 잃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는 걸.

Now, Jiho realized that embracing change does not mean losing tradition, and that true beauty can be found within that 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