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겨울은 고요했다.

The winter in Sokcho was quiet.

부드러운 눈이 땅을 덮었고, 차가운 공기가 해변을 감쌌다.

Soft snow covered the ground, and the cold air enveloped the beach.

지수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Jisoo gazed out the window, lost in deep thought.

서울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던 그녀는 오랜만의 가족 상봉을 위해 고향을 찾았다.

Having spent her busy daily life in Seoul, she had come back to her hometown for a long-awaited family reunion.

설날의 분위기는 집 안에 따뜻함을 더했고, 가족들은 명절 음식을 준비하며 분주했다.

The atmosphere of Seollal added warmth to the house, and the family was busy preparing festive food.

지수는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생각이 있었다.

Jisoo had thoughts that kept circling in her mind.

해외에서 좋은 취업 기회가 생겼다.

She had an opportunity for a good job overseas.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싶지만, 가족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두려웠다.

She wanted to live independently but feared she might not meet her family's expectations.

그녀는 전통과 가족 유대감을 중요시하는 사촌 민준이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She decided to confide in her cousin Minjun, who valued tradition and family bonds.

"민준 오빠, 우리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 지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Minjun oppa, can we talk for a moment?" Jisoo asked cautiously.

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엌을 벗어났다.

Minjun nodded and stepped out of the kitchen.

찬 바람이 스며드는 베란다에 서서, 지수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꺼냈다.

Standing on the veranda where the cold wind seeped in, Jisoo gradually began her story.

"아... 내가 해외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어," 지수가 시작했다.

"Ah... I have an opportunity to work overseas," Jisoo began.

"근데 가족들이 실망할까 봐 겁이 나."

"But I'm scared the family will be disappointed."

민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Minjun pondered for a moment.

그는 늘 가족과 전통을 중요시했지만 지수의 고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He had always valued family and tradition but tried to understand Jisoo's dilemma.

"중요한 결정이네.

"It's an important decision.

하지만 네가 정말 원하는 거라면 가족도 이해해줄 거야,"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But if it's truly what you want, your family will understand," he said cautiously.

지수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Jisoo breathed a sigh of relief.

민준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Minjun's response was more than she expected.

그날 저녁, 가족들이 모두 모인 설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지수는 다시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꺼냈다.

That evening, at the Seollal dinner table where the family was gathered, Jisoo mustered up the courage to speak again.

"엄마, 아빠, 사실 나 해외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어.

"Mom, Dad, actually, I have an opportunity to work overseas.

그걸 하고 싶어," 지수가 말했다.

I want to do it," Jisoo said.

식탁은 순간 조용해졌고, 가족들이 서로의 얼굴을 살폈다.

The table fell silent for a moment, and the family looked at each other's faces.

오랜 침묵 끝에, 아빠가 먼저 입을 열었다.

After a long silence, her father was the first to speak.

"지수야,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라면 우리도 이해할게.

“If it’s truly the path you want, we’ll understand, Jisoo.

단, 네가 행복할 수 있다면 말이야."

As long as you can be happy."

엄마도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네 선택을 지지할게, 지수야.

Her mother nodded and added, "We’ll support your choice, Jisoo.

하지만 우리 자주 보러 와야한다?"

But you have to come visit us often, okay?"

화기애애했던 식탁 분위기는 점차 따뜻해졌다.

The previously lively atmosphere at the table gradually turned warm.

지수는 가족의 이해와 지지를 느끼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Jisoo felt her heart lighten with the family's understanding and support.

민준은 옆에서 미소를 지으며 지수를 응원했다.

Minjun smiled beside her, cheering her on.

지수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다.

Jisoo gained confidence in voicing her own desires.

그리고 민준 역시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다.

Minjun also began to open his mind to diverse ways of life.

속초의 겨울 바다는 여전히 고요했지만, 지수의 마음은 무겁지 않았다.

While the winter sea in Sokcho remained calm, Jisoo's heart was no longer heavy.

가족의 지지가 이제 그녀의 바람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Her family's support now gave wings to her aspir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