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아침, 경복궁은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On a winter morning, Gyeongbokgung was covered in snow.

궁의 한쪽에서는 희미한 연기가 피어 올랐고, 사람들은 설날 준비에 바빴습니다.

On one side of the palace, faint smoke was rising, and people were busy preparing for Seollal, the Lunar New Year.

지윤은 궁 주변의 한복 시장을 향해 천천히 걸었습니다.

Ji-yoon walked slowly towards the hanbok market around the palace.

그녀는 오랜 해외 생활 후 얼마 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She had returned to Korea not long ago after a long time abroad.

추운 공기가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보다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살아 있는 상실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The cold air brushed past her face, but more than that, she felt an alive sense of loss somewhere within her heart.

지윤은 친구 민호와 함께 전통 시장에 있었습니다.

Ji-yoon was with her friend, Min-ho, at the traditional market.

시장은 색색깔의 한복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The market was packed with colorful hanboks.

민호는 활기차게 여러 한복들을 가리키며 지윤에게 설명했습니다. ""이 한복은 진짜 전통적이야, 화려하고 아름답지?"

Min-ho energetically pointed out various hanboks and explained to Ji-yoon, ""This hanbok is truly traditional, isn't it glamorous and beautiful?"

하지만 지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나답지 않은 것 같아. 고르기가 너무 어려워."

However, Ji-yoon tilted her head and said, ""Still, something… it doesn’t feel like me. It's so hard to choose."

민호는 미소를 지으며 지윤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습니다.

Min-ho smiled and gently patted Ji-yoon's shoulder.

"걱정하지 마. 결국 너에게 어울리는 걸 찾을 수 있을 거야. 한국에 돌아왔으니, 다 천천히 익숙해질 거야."

"Don’t worry. You’ll eventually find something that suits you. Now that you're back in Korea, you'll slowly get used to it all."

지윤은 마치 미로를 걷는 듯한 심정으로 한복을 바라봤습니다.

Ji-yoon looked at the hanboks with a feeling as if she were walking through a maze.

그녀의 마음속에는 문득, 과거 해외 생활에서 느꼈던 외로움과 현재의 이질감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Mixed within her heart were the loneliness she had felt during her life abroad and the sense of alienation she felt now.

"내가 한국 사람인 게 맞나?"라고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She murmured to herself, ""Am I really Korean?"

그때, 민호는 지윤의 손을 잡고 시장 구석의 작은 가게로 이끌어 갔습니다.

At that moment, Min-ho took Ji-yoon's hand and led her to a small shop in the corner of the market.

그곳에는 아주 특별한 한복이 있었습니다.

There was a very special hanbok.

은은한 황금빛과 부드러운 엷은 파란색의 조화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The harmonious blend of subtle golden hues and soft light blue immediately caught her eye.

지윤은 가슴속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Ji-yoon felt warmth spreading through her chest.

한복을 천천히 손으로 만져보며, 그녀는 민호에게 속삭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나답게 느껴져. 정말 고마워, 민호야."

As she slowly touched the hanbok with her hands, she whispered to Min-ho, ""This truly feels like me. Thank you so much, Min-ho."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The two exchanged glances and shared bright smiles.

그 순간, 지윤은 마음속에 진정한 소속감을 느꼈습니다.

In that moment, Ji-yoon genuinely felt a sense of belonging in her heart.

그녀는 한복을 구입하고 민호에게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She purchased the hanbok and expressed her gratitude to Min-ho.

"이제 나도 설날을 맞이할 준비가 된 것 같아," 그녀는 새롭게 단장한 한복을 안고 말했습니다.

"Now, I feel ready to welcome Seollal," she said, holding her newly chosen hanbok.

경복궁의 하얀 눈 아래, 민호와 지윤은 시장을 나서며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습니다.

Under the white snow of Gyeongbokgung, Min-ho and Ji-yoon left the market with a thrilling sense of a new beginning.

이번 설날은 지윤에게 철저히 한국의 정서를 느낄 시간이 되었습니다.

This Seollal became a time for Ji-yoon to thoroughly feel the essence of Korean sentiment.

그녀의 발걸음은 점점 더 가벼워졌고, 마음속 소속감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Her steps became increasingly lighter, and her sense of belonging in her heart grew stro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