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국립묘지.

The National Cemetery in Seoul.

하얀 눈이 묘비 위에 포근하게 쌓인 겨울날이었습니다.

It was a winter day when soft, white snow piled gently on the gravestones.

설날을 앞두고,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As the Lunar New Year approached, the family gathered after a long time apart.

하나와 지수는 엄마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Hana and Jisoo came here to fulfill their mother's final wish.

하나는 가족이 화해하기를 원했고, 엄마의 소원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Hana wanted the family to reconcile and to honor their mother's wish.

하지만 지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However, Jisoo was focused on practical matters.

부지런히 움직이며, 그는 가족의 분열이 한낱 지나친 감정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oving diligently, he thought that the family's division was merely due to excessive emotions.

가족들은 이미 몇 시간째 묘지에 모여 있었습니다.

The family had already been gathered at the cemetery for several hours.

차가운 바람이 불고, 숨을 내쉴 때마다 흰 김이 피어올랐습니다.

A cold wind blew, and white mist rose with each breath.

하나는 엄마의 묘비 앞에 서서 가족들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Hana stood in front of their mother's gravestone and spoke to the family.

"엄마는 모두가 함께하길 원하셨어요. 부디 오늘만큼은 각자의 자리에서 벗어나, 사랑을 나누자구요."

"Mom wanted everyone to be together. Please, just for today, let's step away from our individual places and share love."

지수는 뒤에서 팔짱을 낀 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의심이 서려 있었습니다.

Jisoo was watching from behind with his arms crossed. Doubt still lingered in his eyes.

"하나 누나, 멋진 말이지만, 현실은 이게 아닌 것 같아."

"Hana, those are nice words, but I don’t think that's the reality."

하지만 하나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However, Hana didn't give up.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엄마가 인생을 통해 전했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She spoke with tears brimming, sharing the stories their mother had conveyed through her life.

"엄마는 언젠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가족이란 언제나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 나중이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야 해."

"Mom once said, 'A family should always look at each other and be able to dream together.' Even if it takes time, we should lean on each other eventually."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Her voice trembled, but it was filled with sincerity.

가족들은 조용해졌고, 하나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The family grew quiet and contemplated Hana's words carefully.

마침내, 지수는 앞서 있던 냉정함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Finally, Jisoo decided to temporarily set aside his cold demeanor.

그는 하나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He approached Hana and quietly spoke.

"누나, 엄마의 마음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조금씩 해보자."

"Hana, I think we can fulfill Mom's wishes together. Let's just try little by little."

그렇게 가족들은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Gradually, the family began to open their hearts to one another.

모든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Although not all conflicts were resolved, a small change began to take place.

하얀 눈이 천천히 내리는 가운데, 그들은 희미한 화해의 미소를 나누었습니다.

As the white snow fell slowly, they shared faint smiles of reconciliation.

언제까지나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그들의 소원은, 오늘 작은 시작을 가졌습니다.

Hoping for an enduring connection, their wish had its modest beginning today.

하나와 지수는, 엄마의 사랑을 통해 가족을 다시 묶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Hana and Jisoo found a way to bind their family anew through their mother's love.

이것이 진정한 가족의 시작임을 깨달으며, 그들은 손을 잡았습니다.

Realizing this as the true beginning of a family, they grasped each other's hands.